인터뷰 | 이정우 목사 (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 부총장)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5 13: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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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며, 함께 섬기는 삶"
▲ 이정우 목사 (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 부총장)

 

 

 

목사님께서 목회와 선교의 길로 부르심을 받게 된 과정을 들려주세요.


돌아보면 하나님의 부르심은 늘 예상하지 못한 삶의 변화와 어려움 속에서 더 분명해졌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와 인연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신앙이 자란 것은 청소년기의 방황과 대학 입시 실패를 겪으면서였습니다. 어머니의 눈물 어린 기도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조용기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며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믿음을 배웠습니다.

 

군 복무 중에는 군종병으로 섬기며 말씀과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 후에는 산업공학을 공부하고 대기업에 취업해 세상적인 성공을 좇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나면서 삶의 방향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회학교 교사와 대학 선교 사역에 참여하며 제자훈련을 받았고, 여름성경학교를 섬기던 중 성령세례를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이 목회와 선교를 향한 부르심을 확신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유학 생활과 신학교 사역을 통해 교육에 대해 어떤 깨달음을 얻으셨나요?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과 선교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유학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암 치료를 받으시면서 한국에서의 경제적 지원이 어려워졌고, 학업과 생계를 동시에 감당해야 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학업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교육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쌓거나 학위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 어려움을 이겨내며 삶의 지혜와 성숙을 배워 가는 형성(Formation)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이후 풀러신학교에서 약 17년간 한국어 선교 목회학 박사과정의 학사행정과 교육 지원 업무를 맡아 여러 교단의 목회자와 선교사들을 섬겼습니다. 풀러에서 목회학 석사와 교차문화학 석사를, 아주사퍼시픽대학교에서 고등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월드미션대학교(CA)의 글로벌 리더십(MAGL) 석사과정 개발·운영·인가 업무와 벧엘신학교(MD)의 설립 및 인준 과정에 참여하며 교육행정가로서의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또한 26년간 이민교회와 세계 선교 현장을 경험하며 한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좋은 신학교육은 훌륭한 목회자를 배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목회자를 통해 교회와 지역사회가 변화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ITS에서 감당하고 계신 사역과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현재 ITS 부총장으로서 한국어 신학과정과 국제 교육 협력을 담당하고 있으며, Lilly Endowment의 지원을 받는 국제 공동교육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어·영어·중국어로 신학 강의를 개발하고, 여러 신학교가 교육 자원을 함께 나누며, 세계 각국의 목회자들이 자신의 사역 현장에서 계속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ITS는 지난 44년 동안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의 목회자와 지도자들을 길러 내며 세계 선교의 사명을 이어 왔습니다. 저 역시 유학 시절의 어려움과 신학교육의 은혜를 기억하기에, 경제적 형편이나 국적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목회자들에게 특별한 마음이 있습니다.

 

제 사역을 관통하는 비전은 “Preparing Christian leaders to make the world better together.” 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며, 함께 섬기는 지도자들을 세우는 것이지요. 앞으로도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한 사람의 성장이 교회를 세우고 세상을 섬기는 열매로 이어지도록 돕는 '교육행정 목회·선교 전문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오랫동안 신학교육에 헌신해 오셨는데, 현재 섬기시는 ITS 신학교는 어떤 학교입니까?

 

ITS(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는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복음주의 신학교로, 올해 44주년을 맞았습니다. ITS는 설립 초기부터 매우 특별한 선교적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서 온 목회자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교육하여, 다시 그들의 고국과 선교 현장으로 파송하는 것입니다. ITS의 목적은 단순히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하도록 돕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현지 지도자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고, 그들이 돌아가 교회를 세우고 다음 세대를 교육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특별히 ITS는 역사적으로 이러한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100% 장학금 제도를 통해 신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입학할 때부터 졸업 후 반드시 자신의 고국이나 선교 현장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섬기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ITS는 학생들을 미국에 남기기 위해 교육하는 학교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 예수님의 제자들을 보내기 위해 존재하는 신학교입니다.”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제공한다면 학교 운영이 매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네, 사실 이것이 ITS의 가장 큰 자랑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학교는 학생이 늘어나면 등록금 수입도 증가합니다. 그러나 ITS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장학금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늘어날수록 학교가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도 커졌습니다. 학생 한 명을 더 교육한다는 것은 그 학생을 위한 새로운 후원과 재정적 헌신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미국의 대형 신학교들도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교육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은 지난 44년 동안 반복되어 왔습니다. 때로는 학교의 미래가 불투명할 만큼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ITS의 역사를 생각할 때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이 떠오릅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고린도후서 12:9) 사도 바울에게 육체의 가시가 있었던 것처럼, ITS에도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가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신실하심을 경험했습니다. “ITS의 44년은 학교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얼마나 신실하셨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입니다.”

 

▲ 캠퍼스 전경

 

ITS 졸업생들은 실제로 어떤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까?

 

ITS가 지난 44년 동안 이 사명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졸업생들을 통해 나타난 선교적 열매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ITS는 30개국 이상에서 온 2,000명 이상의 동문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목회와 선교, 교회 개척, 교육과 지역사회 봉사에 참여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탄자니아의 바나바스 음토캄발리(Barnabas Mtokambali) 목사님은 ITS에서 교육받은 후 아프리카의 중요한 교단 지도자로 활동하셨습니다. ITS가 소개한 동문 사역 기록에 따르면, 400개 교회를 개척하고 탄자니아 교단의 수천 개 교회 성장을 이끄는 데 기여하셨습니다.

 

나이지리아의 사라 마이가리(Sarah Maigari) 졸업생은 여성들에게 재봉과 제빵, 농업 등의 기술을 가르쳐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돕는 사역을 발전시켰습니다. 카메룬의 필립 폰조(Philip Fonjoh) 목사님은 과부들의 자립과 고아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사역을 감당해 왔습니다.아시아에서도 인도, 인도네시아, 네팔, 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 ITS 동문들이 사역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한 사람의 지도자를 교육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한 사람에게 장학금을 주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한 사람을 통해 수많은 교회를 세우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일으켜 세워 주셨습니다.” 이것이 ITS가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 온 선교적 교육의 가치입니다.

 

 

최근 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로 국제학생들의 교육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ITS는 지금 또 하나의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강화된 입국 제한 정책으로 인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미국에 입국하여 공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문제만은 아닙니다. ITS의 신학교육은 원래 강의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교육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미국에 와서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고, 다양한 문화와 신앙적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교제하며, 교수와 멘토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배웠습니다.

 

특히 목회와 선교는 지식만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시며 가르치셨던 것처럼, 함께 기도하고, 대화하고, 삶과 사역을 나누는 “도제식 교육(Apprenticeship Model)”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온라인 교육을 단순히 녹화된 강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와의 정기적인 만남, 소그룹 공동체, 영적 멘토링, 그리고 현지 목회 실습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직접 생활하며 배우는 경험을 온라인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미국에 올 수 없다면, 이제는 신학교육이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과거에는 학생들을 미국으로 초청하여 교육한 후 다시 고국으로 파송했다면, 앞으로는 학생들이 자신의 사역 현장에서 배우고 성장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교수와 동료 학생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진행하고 계신지요? 

 

우리는 현지 멘토링과 온라인 학습공동체를 결합하여, 미국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자신의 사역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모델이 발전한다면, 앞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남미의 목회자들이 미국에 직접 오지 않고도 수준 높은 신학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의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ITS가 지난 44년 동안 품어 온 선교적 사명을 새로운 시대에 실현하는 또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여기서 한 발자욱 더 나가기 위해 새로운 사역을 더 추진해야 합니다. 바로 세계 여러 나라의 현지 목회자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교육하는 사역입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한 목회자가 자신의 나라를 떠나 미국에 와서 공부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신학교와 교회들이 협력하여 양질의 신학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현지 멘토들과 함께 교육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지도자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신학적 자원과 목회 경험을 세계 교회와 나누는 새로운 선교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새로운 교육 선교 사역을 실행하기 위해 “ITS 신학교와 기록 문화 연구소”가 함께 협력하여 Lilly Endowment 국제 공동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TS가 추진하고 있는 Lilly Endowment 프로젝트는 어떤 사업입니까?

 

Lilly Endowment 프로젝트는 ITS의 미래 교육 방향은 물론 새로운 신학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강의 개발과 교수 섭외, 영상 제작 및 국제 교육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매우 중요한 목표가 있습니다. “좋은 신학교육을 특정 국가나 언어에 제한하지 않고, 세계 여러 나라의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동안 미국의 신학교육은 주로 영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남미의 많은 목회자들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준 높은 신학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한국에는 훌륭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있지만, 언어의 장벽 때문에 그들의 연구와 목회 경험이 세계 교회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어로 제작된 강의를 영어와 중국어로도 제공하는 다국어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기록문화연구소’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제작 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ITS를 포함한 세 개 신학교들이 함께 협력하여 개발한 강의들을 공유하고, 교수와 학생들이 국가와 언어의 경계를 넘어 함께 배우는 글로벌 교육 협력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단순히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세계 교회가 서로의 신학과 목회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교육 공동체를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마지막으로 세계투데이 구독자들과 한국 교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ITS의 지난 44년을 돌아보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깊이 깨닫습니다. 우리가 가진 재정은 늘 부족했고, 학교를 운영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학교의 미래가 불투명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ITS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목회자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양성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을 교육했지만, 그 한 사람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교회가 세워지고, 어려운 이웃들이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제 ITS는 또 다른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미국의 입국 제한 정책으로 인해 많은 국제학생들이 미국에 와서 공부하기 어려워졌고,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신학교육의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하나님의 새로운 인도하심을 기대합니다.

 

학생들이 미국에 올 수 없다면, 이제는 신학교육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Lilly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신학교와 협력하고, 다양한 언어로 강의를 제작하며, 온라인에서도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기도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재정적 어려움도 여전히 존재하고, 새로운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44년 동안 ITS를 지켜 오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우리를 인도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도 바울에게 육체의 가시가 있었던 것처럼, ITS에도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가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시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ITS는 그 은혜를 의지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목회자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사명을 계속 감당하고자 합니다.

 

“ITS의 44년은 우리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역사가 아닙니다. 부족함 가운데서도 우리를 붙드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입니다.” 바라기는 세계투데이 구독자 여러분께서도 이 귀한 선교적 교육 사역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노승빈 (세계투데이 주필, 백석대학교 교수)

 

Korean Program – 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 - https://itsla.edu/korean-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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