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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제공 |
"지금 교회는 그냥 '꼰대' 같아요.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죠. 젊은 세대가 과연 이런 모습을 보고 복음을 받아들일 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내로남불'도 심하죠. 성도에게는 죄 짓지 말라고 하면서 교회는 탐욕에 눈이 멀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최근 자녀에게 교회 출석을 권유하다 부정적인 답변만 들었다는 50대 자영업자 심용민 씨는 최근 교회의 모습에 착잡함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50~60대 개신교인 중 절반이 한국교회가 시대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물질주의·배금주의가 교회 미래를 위협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오팔 세대의 신앙생활 탐구’ 세미나에서 ‘5060세대의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은 지난 10월 20~25일 전국 50~69세 개신교인 7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오팔 세대’는 ‘58년 개띠’의 ‘58’을 의미하면서 경제력을 갖춘 신 노년층을 말한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50~60대 개신교인 가운데 응답자의 52.3%는 ‘한국교회가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 중 외부요인으로는 물질주의(59.7%), 쾌락주의(36.3%),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고령화(31.2%), 이단포교(25.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부요인으로는 언행 불일치(45.8%), 교회와 교인들의 이기적 모습(44.7%), 세습 등 교회사유화(43.1%) 등이 높게 지적됐다.
코로나가 종식된 뒤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65.7%)가 ‘코로나 이전의 방향으로 회복해야 한다’(31.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5060세대의 신앙생활 이유는 ‘구원과 영생을 위해’(49.9%), ‘마음의 평안을 위해’(27.8%) 등이었다.
코로나 이후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한 응답자는 전체의 31.8%였다. 반면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는 17.3%였다. 코로나 이후 교회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현장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45.2%), ‘성도 간의 교제를 하지 못하는 것’(29.6%) 등이 꼽혔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에는 ‘지금보다 교회 현장 예배를 더 많이 참석하겠으나 교회 활동은 자제할 것 같다’(47.9%)거나 ‘현재와 다를 바 없을 것 같다’(25.9%)가 많았다.
코로나 이후 기독교 온라인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12.9%로 비교적 낮았다. 이는 20~30대 개신교인(27.0%)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5060세대가 자주 활용하는 콘텐츠(복수 응답)로는 ‘예배 설교’(75.4%), ‘찬양’(46.9%), ‘성경 및 신학 강의’(24.8%) 등이었다.
정재영 교수는 "5060 세대는 이미 기성세대이자 한편으로는 기득권을 지닌 세대"라며 "신구세대가 조화를 이루고 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 개최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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