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ICE 구유’에 찬반 엇갈려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7 17: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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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ㅣSaint Susanna Parish 페이스북

 

이민 세관 단속국(ICE)을 테마로 교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교회들이 논란이 되었다. 메사추세츠의 한 성당은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장면 속 인물들의 자리는 비워두고, 텅 빈 말구유와 마구간 앞에는 “ICE가 다녀갔다”는 문구만 두었다. 그 아래에는 매사추세츠주 이민 정의 네트워크인 ‘LUCE(Immigration Justice Network of Massachusetts)’언급하면서, “예수님과 가족은 교회 성소 안에서 안전히 계십니다. ICE를 보시면 LUCE에 연락하세요”라는 표지판을 두었다.

비판자들은 이 장식을 “괴상한 홍보”, “예수님 가족들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스티븐 조소마 (Stephen Josoma) 신부는 자신의 아이디어라면서, 장식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전했다. 그는 폭스뉴스(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교회가 같은 입장을 취하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성탄에 기념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세상에 가져다주신 평화이다. 그 메시지는 지금 여기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67세 신자 마저리 이에(Marjorie Yie)는 이 장식이 성탄의 핵심인 그리스도의 연약함(vulnerability)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보스턴 글로브(The Boston Globe)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난민이었다”며 “그분은 고향에서 도망쳐야 했고, 부모님은 그가 죽임을 당할까 걱정해 그를 데리고 피신했다”고 전했다.

프리미어 크리스천(Premier Christian)에 따르면, 성 수산나 본당(Saint Susanna Parish)은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성당은 과거 어린이를 미국 멕시코 국경에서 구금했던 사건과 관련해 아기 예수를 철창 안에 배치했다. 조소마 신부는 이번 구유 장식이 논란이 아니라, 이웃 사랑에 대한 대화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기 예수가 난민이 되었던 경험과 현대의 이민 상황을 연관시킨 교회는 성 수잔나 교회 만이 아니다. 일리노이 주의 레이크 스트리트 교회(Lake Street Church of Evanston) 교회는 아기 예수의 손을 케이블 타이에 묶은 채로 전시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교회 페이스북에는 찬사와 비평이 함께 쏟아졌다.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으로 간 것은 인구 조사를 위해 요셉의 조상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도 그 예를 따르는 것뿐이고, 법적 요구에 따라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이민하고 싶다면 출국 전에 서류를 작성하고 스스로 출국하면 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는 “신성모독이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적었다.

에반스턴(Evanston)에 위치한 레이크 스트리트 교회는 과거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구유 장식을 선보인 적이 있다.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에 따르면, 2023년에는 가자 지구 전쟁 속 민간인의 고통을 기리기 위해 폐허 속에 홀로 있는 아기 예수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레이크 스트리트 교회의 담임 목사 마이클 울프 목사(Rev. Michael Woolf)는 11월 14일 일리노이 브로드뷰(Broadview)의 ICE 시설 앞에서 이민 단속 반대 시위 도중 체포된 21명 중 한 명이라고 폭스 뉴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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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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