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1년 예산이 2500만원을 넘지 못하는 미자립교회입니다. 지속적인 사역을 하려면 이중직이 대안이며, 다른 열악한 환경에 있는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하면서 버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교회 목회자의 이중직 경험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는 조사도 나왔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굿미션네트워크는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목사의 직업’을 주제로 사회적 목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성돈 소장,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 굿네이버스 이일하 이사장, 총회한국교회연구원 노영상 원장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조성돈 목회사학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로 작은 교회들은 존립의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이제 목회자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목회직을 내려놓고 일반 직업을 찾아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은 교회 목회자 가운데 48.6%가 이중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유는 ‘어려운 경제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가 60.5%로 가장 많았다.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직업은 노무직이 22.3%로 가장 많았다, 자영업(15.9%), 택배(15%), 대리기사(9.1%) 등을 택한 목회자 비율도 높았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로부터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전체 47.7%에 이르고, 받는다 해도 월 평균 78만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목회자 직업학교나 사역박람회 등 이중직 목회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회자 이중직 금지 조항을 유지하는 교단이 많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중직을 허용하도록 법 제도를 변경하려는 논의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서는 미자립교회에 한해 이중직 금지조항을 완화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교회자립연구원 산하로 이중직연구위원회가 설립돼 관련 연구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 소장은 “이중직 목회를 위한 교단 차원의 협력과 법제화가 절실하다”며 “이중직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 개선과 함께 일자리 나눔 정책 등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콘퍼런스 이후 진행된 ‘목사 직업 박람회’에는 카페창업과 마을목회, 인테리어·목공, 장례지도사 등 다양한 직군의 이중직 목회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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