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자금 조달책으로 활동한 옥봉스님 등 그린 뮤지컬 '비·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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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비·스·독'의 한장면 |
"다 도와주리라 이 나라를 구하는 독립투사들과 함께하리라. 고난과 역경은 두렵지 않아 불굴의 의지 펼쳐 이루리라. 부처님 나라 이뤄내리라."
일제강점기 독립 의지를 불태우며 항일 운동에 투신한 비구니(여자 승려)들의 의지를 표현한 노래가 제106주년 3·1절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비구니들의 삶을 소재로 한 극단 야성의 뮤지컬 '비·스·독'(비구니 스님들의 독립운동 이야기) 시사회가 지난달 28일 열렸다.
이 작품은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미타사 소속 비구니들과 봉려관스님(1865∼1938), 성해스님(1889∼1982), 상근스님(1872∼1951), 보각스님(1904∼2006), 옥봉스님(1913∼2010) 등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되 창작을 가미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소개했다.
"힘없는 나라라 하여 백성들도 어찌 힘이 없다 할 수 있는가? 가난한 나라라 하여 사람들의 마음이 가난할쏘냐? 어깨를 맞대고 일어서리라 당당히 맞서 이겨내리라. 다 함께 지혜를 모아서 독립하리라. 비구니 스님들이 앞장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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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비·스·독'의 한장면 |
일제가 공여한 대규모 차관에 조국이 경제적으로 예속되는 것을 막자며 각계가 참여한 가운데 1907∼1908년 벌어진 국채보상 운동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소재 미타사 비구니들이 밥을 굶어서라도 돈을 마련해 보태겠다고 다짐한다.
이화학당 재학 시절 유관순(1902∼1920)과 같은 방을 쓴 보각스님(속명 이정수)은 출가 전의 활동이 소개된다.
극 중 이정수눈 유관순과 밤새 태극기를 만들어 기숙사 곳곳에 붙여 재학생들의 항일 의식을 일깨운다.
이들이 거리로 나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장면에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죽난화(竹蘭畵)의 대가인 옥봉스님(속명 조기순)이 출가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옥바라지를 하고 독립운동 자금 조달책으로 활동한 것도 조명한다.
조기순은 이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해 오른쪽 어깨뼈가 안으로 오그라져 두고두고 고생한다. 조국 광복 후 출가해 옥봉스님이 된 그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옛 시절을 담담하게 회상하는 넘버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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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독' 포스터 |
"은사의 명에 따라 독립자금 조달하며 안창호 선생님의 옥바라지도 했죠. 만해스님 비롯하여 훌륭한 분들 뜻 따라서 만주로 향하던 중 옥고도 치렀죠. (중략) 이제와 아무런 성과 없고 드러낼 것도 없지만 참 경험은 많았죠. 참 인연은 많았죠."
'비·스·독' 공연은 2일까지 오후 3시, 7시 하루 두 차례씩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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