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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 | Unsplash |
미국에서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감(empathy)’이 새로운 사회적 분열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공공 종교 연구소(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PRRI)가 10월 20일(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의 84%,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인 무당층의 70%가 공감을 사회에 이로운 가치로 여겼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53%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자의 43%는 공감이 사회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종교 뉴스 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 RNS)에 따르면, 미국인 성인 5,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인 약 3분의 2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일부 종교 그룹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 문제를 둘러싸고는 미국 사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공화당 지지자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합법적 체류 자격 없이 미국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을 대규모로 추방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한 미국인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이 우세했다. 미국인의 76%는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여성의 투표권을 폐지하자는 주장에는 미국인 8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NS에 따르면, 여성 참정권을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9조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의 영적 조언자로 알려진 더그 윌슨(Doug Wilson) 목사를 통해 최근 보수 기독교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감을 둘러싼 논쟁, 복음주의권에서 미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
공공 종교 연구소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로버트 존스(RobertJones) 대표는 연구진들이 공감을 둘러싼 대중 담론의 변화를 추적해 왔다고 전했다. RNS에 따르면, 공감과 관련된 논쟁은 2019년 보수 성향 작가 조 리그니(Joe Rigney)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복음주의권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앨리 베스 스터키(Allie Beth Stuckey)의 저서 ‘유해한 공감(Toxic Empathy)’과 캐나다 교수 가드 사드(Gad Saad)의 저서 ‘자살적 공감(Suicidal Empathy)’ 등을 통해 영향력을 넓혔다. 또한, 남침례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총장인 앨버트 모흘러(Albert “Al” Mohler)와 같은 복음주의권의 주류 인사들도 공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존스 대표는 “이 문제가 팟캐스트에서만 다뤄지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특정 집단 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지가 관건이었다. 이러한 인식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PRRI는 이번 조사에서 공감이 사회에 이로운 가치인지, 아니면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연구한 결과 미국 사회에서 정당에 따른 ‘공감의 격차(empathy gap)’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인 복음주의자, 공감의 사회적 가치에 가장 회의적
종교별로도 인식 차이가 확인됐다. 주요 종교 그룹 대부분에서 최소 3분의 2가 공감을 “건강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도덕적 가치”라고 답했으며, 종교가 없는 미국인 가운데서도 83%가 같은 입장을 보였다. 반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공감을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로 보는 비율이 42%로 가장 낮았다. 이들 가운데 54%는 “공감이 사람들을 하나님의 진리에 따라 사회를 세우는 일에서 멀어지게 한다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과거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백인 주류 개신교인(white Mainliners)의 73%, 백인 가톨릭 신자의 66%는 공감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RNS에 따르면, 존스 대표는 “이러한 언어가 백인 복음주의권 내부에서 다수의 견해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문제에서 그들은 사실상 자신들만의 섬에 고립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종교 그룹별 중간선거 및 트럼프 지지도 차이
이번 조사에서는 공화당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집단 일부에서 지지를 잃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2024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호의적으로 평가했던 히스패닉 개신교인의 비율은 51%였지만, 2026년에는 31%로 떨어졌다. 백인 주류 개신교인의 대통령 지지율도 2025년 57%에서 2026년 48%로 하락했다. 백인 가톨릭 신자의 지지율 역시 같은 기간 57%에서 49%로 낮아졌다.
PRRI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미국인들에게 지난 2년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물은 결과, 68%가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히스패닉 개신교인 가운데서는 70%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2024년 이후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RNS는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과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을 지적했다. 미국인의 57%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하기 전에 권한을 제한해야 하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독재자”라고 표현한 문항에 동의했다. 반면 3분의 1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위대함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부여받아야 하는 강력한 지도자”라는 문항에 동의했다.
존스 대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 전략가라면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히스패닉 개신교인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20% 포인트 하락했다는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종교 집단별 정치적 지지 성향도 조사했다. RNS에 따르면, 투표 등록을 마치고 실제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한 종교 집단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68%)와 백인 가톨릭(51%)이 유일했다.
히스패닉 개신교인(44%)과 백인 주류 개신교인(43%)은 민주당보다 공화당 후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해당 종교 그룹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반면, 흑인 개신교인(76%), 종교가 없는 미국인(63%), 기타 비기독교 종교인(56%), 유대계 미국인(52%),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48%)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민 정책 미국 사회의 주요 분열 지점
이민 문제는 미국 사회를 가르는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PRRI는 2013년부터 미국 내 합법적 체류 자격이 없는 이민자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를 조사해 왔다. 조사에서는 이들에게 시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방안, 영주권만 부여, 색출 및 추방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RNS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 이상(59%)은 시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한편, 4분의 1(24%)는 불법 체류 이민자를 추방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77%), 흑인 개신교인(73%), 히스패닉 개신교인(70%), 종교가 없는 미국인(68%) 등에서 불법체류 이민자에게 시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한 지지가 특히 높았다”고 밝혔다. 뒤이어 백인 주류·비복음주의 개신교인(55%), 기타 비기독교 종교인(55%), 백인 가톨릭 신자(54%), 유대계 미국인(54%)에서도 과반이 이를 지지했다.
존스 대표는 RNS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 당시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56%가 시민권 취득 경로 제공을 지지했으며, 30%는 합법적 체류 자격이 없는 이민자를 정부가 찾아내 추방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이 문제에서 양분된 모습을 보인다. 약 절반인 48%가 추방을 지지했고, 44%는 시민권 취득 경로 제공을 지지했다. 존스 대표는 이를 두고 “지난 13년 동안 대규모 추방 정책이 얻은 호응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투데이 = 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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