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사진=이솔 기자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사진=이솔 기자
“앞으로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입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세전쟁을 통해 세계 질서의 흐름을 재편하려 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5년 뒤의 세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대변혁기에는 미래를 상상하는 데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올해로 17회째인 GFC는 ‘대격변 시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렸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무역과 AI 등 첨단 기술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에서 미·중 모두 한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과 함께 리더십을 발휘해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질서 대격변의 시대…韓 정부·기업의 무기는 유연성"
한국경제TV·한경미디어그룹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아제모을루 교수 "대격변 시대…韓의 무기는 유연성"

“앞으로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입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세 전쟁을 통해 세계 질서의 흐름을 재편하려 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5년 뒤의 세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대변혁기에는 미래를 상상하는 데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올해로 17회째인 GFC는 ‘대격변 시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렸다.

◇강력해진 트럼프, 혼란에 빠진 세계 질서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3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대격변 시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2025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를 열었다. 기조연설을 맡은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오른쪽)가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왼쪽)과 대담하고 있다.   /이솔 기자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3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대격변 시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2025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를 열었다. 기조연설을 맡은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오른쪽)가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왼쪽)과 대담하고 있다. /이솔 기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저자인 아제모을루 교수는 “과거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힘을 얻었다”며 “하지만 그 누구도 명확한 로드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전자산, 유동성의 원천, 세계 경찰 역할 등 미국이 패권국가일 수 있었던 요인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넘어 세계가 당면한 문제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대표적 균열로 관세 전쟁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세계 흐름을 재편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부”라며 “동시에 행정권을 미국 대통령이라는 한 사람 손에 더 편중시키고자 하는 시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글로벌 질서 균열이 ‘달러 리더십’에도 생채기를 냈다고 아제모을루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제 사회가 미국 자산을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인식할지는 물음표”라며 “이번에 입은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으면 향후 세계 자본 흐름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연대도, 관세 협상도 ‘유연함’ 필요

아제모을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전략’인지 ‘광기’인지 구별되지 않는 시점에 도달한 이상 한국은 유연한 태도로 각종 충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래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협상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유연성을 발휘해 세계 질서 개편에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유연성은 관세 협상에서도, 국가 간 연대에서도 발휘될 수 있다고 아제모을루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우방국으로서 동맹 관계를 강화해야겠지만, 지금의 트럼프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않다”며 “한국은 적과 우방이 섞인 상황에서 동맹을 맺어야 하는 현실에 익숙한 만큼 미국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 제3의 축을 형성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내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경쟁을 촉진해 더 많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K팝처럼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헬스케어, 교육, 도소매, 부동산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美·中 제로섬은 옳지 않아”

아제모을루 교수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 “두 나라가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냈다. 중국은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사실상 거부하며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세계 금융 안정성과 AI 등 여러 문제에서 양국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중 관계가 적대적이 된다면 세계에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미국이 어느 정도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겠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 완전한 제로섬 게임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