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두달 만에 '조국 사면' 속전속결…국론통합 숙제

김재성 기자 김재성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1 19: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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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2025.8.11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조국 전 대표의 특별사면을 결정하면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대통령은 지지층의 요구와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범여권 통합을 고려해 조국 전 대표의 조기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 결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도층과 지지층 내부의 균열이 감지되어, 국론 분열을 방지하기 위한 리더십 발휘가 필요할 전망이다.

대통령은 11일 오후 국무회의를 열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을 확정했다. 이번 사면으로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해 정경심 전 교수, 윤미향·최강욱 전 의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다수의 정치인이 사면되었다. 광복절 특사 준비 작업이 시작될 무렵,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조 전 대표 사면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조국혁신당과 조 전 대표의 측근들은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면을 단행할 것이라 기대했다. 반면, 새 정부가 완전한 체제를 갖추기 전에 논란의 인물에 대한 사면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조 전 대표를 포함한 이번 사면 대상자 대부분이 친문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간 친문 인사들과 거리를 두어 왔다는 점도 이러한 예측의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정치권의 조심스러운 예상을 깨고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정치인 사면을 단행했다. 원래 12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하루 앞당겨 연 것은 대통령의 결단이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논란이라면 일찍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론을 공유하는 지지층 내에서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었고, 시민사회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사면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으로서는 사면 요구를 계속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만약 광복절 특사를 놓친다면 연말 성탄절이나 신년 특사에서 같은 안건을 다뤄야 할 가능성이 있었고, 이 경우 내년 지방선거 개입 논란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은 임기 초 권력기관 개혁 등을 추진하기 위한 국정 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번 사면을 해석할 수 있다. 비상계엄 사태와 조기 대선에서 지지를 보낸 범여권 세력의 '청구서'를 계산하고, '헌법 수호 세력'의 통합 및 확장을 요구할 명분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사면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여권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역효과도 가시화되고 있어 대통령실은 여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56.5%로 6.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원인 중 하나로 조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의 사면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조 전 장관에 대한 '불공정', '내로남불' 정서가 대통령의 국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민주당 지지층 내 일부 조 전 대표 사면 반대론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은 사면 이후 중도·보수층 여론을 달래고 내부 지지층의 분열을 막는 '이중의 통합'이 향후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금주 중 이어지는 80주년 광복절 행사와 치르지 못한 취임식을 대체하는 국민 임명식 행사 등을 계기로 설득력 있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향후 정치적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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