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 붙은 '골프산업'…경제적 효과 3조원 이상

김산 기자 김산 기자 / 기사승인 : 2020-10-19 09: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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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코로나發' 특수…회원권 10년 만에 '고공행진'

▲ 코로나19 여파로 골프 참여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세계투데이 DB.

 

[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다수가 모이는 고위험 시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스크린골프장과 골프연습장, 골프장 등의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A씨와 같은 '나 홀로 연습족'과 B씨의 경우와 유사한 '우리끼리 필드족'이 급속히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


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으로 여겨지던 해외여행이 제한된 점도 국내 골프 관련 시설 이용객의 증가에 한 몫했다. 2~3시간 거리의 동남아시아로 라운드를 떠나던 골프애호가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면서 예약과 부킹 열기도 뜨겁다.


◆골프 회원권 10년만에 '고공행진' 


'코로나發' 특수는 골프 회원권 시장에도 불을 붙였다. 저금리에 코로나19 사태로 골프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 개월 새 1~2억원이 오른 골프장도 여러 곳 생겼다. 일부에서는 "(원하는 골프장 회원권은) 사고 싶어도 살 매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국내 한 골프회원권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 시세는 최근 3개월 새 평균 50%이상 상승,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 상승 폭으로는 '골프 활황기'라 불리던 10여년 전이후 처음 있는 일이란 게 거래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초반 약 4억대에 매물이 나돌던 경기도 용인시의 한 골프장은 최근 최고가 6억5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여 사이 회원권 차익만 50%를 훌쩍 넘긴 결과다. 6~8억원대 형성되던 일부 유명 골프장 회원권은 10억원대 진입이 코앞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골프용품시장도 덩달아 술렁이고 있다. 국내 한 온라인 골프유통사 관계자는 "값싸고 저렴한 중고 골프 클럽을 찾는 2-30대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움추렸던 5~60대 고객들의 '보복성 소비'도 고가 골프용품의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권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애호가들이 라운드를 즐기고 있다/ 사진= 세계투데이 DB.

 

젊은 층 골프 인구의 갑작스런 증가로 초저가 제품들도 등장했다. 국내에 유통중인 미국의 한 유명 골프 브랜드는 최근 드라이버와 아이언세트가 포함 풀세트 골프클럽을 시중가 '절 반' 가격인 60만원대에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수 경기 진작 효과... 최대 '3조1000억'

 

골프산업의 뜻 밖의 호황은 내수 시장에 '단비'가 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지난 18일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골프 활동 증가로 인한 내수진작 경제적 효과가 최대 3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골프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7000억원을 기록한 반면  오는 2023년 9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3년새 25% 이상 성장 할 것이라고 현경연 측은 예측했다.

 

시장규모 확대는 골프장 경영 안정화가 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골프장은 지난 5년여간 경기불황과 경영악화 등을 겪으며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투자 유치 등 빠른 경영 안정화를 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장 M&A 및 투자액 규모는 지난 2016년 약 1601억원 수준에서 2020년 1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주 52시간 근무 확산과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늘어나면서 골프장를 찾는 이용객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가 운동으로 여겨지던 골프가 젊은 층의 유입으로 생활체육 활동으로 여겨지면서 '문 턱'이 낮아진 효과란 설명이다.

 

더욱이 스크린골프의 인기가 젊은 층 유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됐다. 현경연 연구원은 "스크린골프가 2-30대 골프인구 유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며 "스크린골프 이용 증가로 관련 시장규모도 1조원 이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남희 고려대 교수(국제스포츠학부)는 "골프스포츠가 국민 생활체육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산일색'인 용구 및 용품 등에 대한 관련 업계의 노력과 골프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제도 개선 등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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