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에서 제자화로”… 이주민 사역 패러다임 전환 선언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6 13: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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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전국 8개 지역 134명 결집… 이주민을 ‘열방의 사명자’로 재정의
ㆍ“말이 아닌 삶으로” … 역파송·동반자 선교 모델 공유
ㆍ심리 디브리핑 도입, 사역자 회복과 현장 중심 대안 마련
▲ 제4회 아시안미션 이주민 사역자 포럼 참가자들이 기념촬영

 

아시안미션(대표 이상준 선교사·AM)은 지난 2월 2일부터 4일까지 강원도 속초 켄싱턴호텔 설악에서 ‘가서 제자 삼으라’를 주제로 제4회 AM 이주민 사역자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전국 8개 지역에서 활동하는 134명의 이주민 사역자가 참석해, 이주민 사역의 방향을 ‘환대 중심’에서 ‘목양과 제자화 중심’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모색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 체류 이주민 증가와 함께 이주민 사역이 단순 구제·복지 차원을 넘어 보다 체계적인 선교 전략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됐다. 아시안미션은 현장 사역자들의 소진 문제와 사역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사례 공유와 집단 토론 중심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포럼의 핵심 키워드는 아시안미션 이상준 대표가 제시한 ‘환대와 섬김에서 목양과 제자 삼는 사역으로의 전환’이었다. 이상준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이주민 사역은 단순한 도움을 넘어 문화적 장벽을 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장 사례 공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첫날 주제 강의를 맡은 허은열 목사(AM인천 코디)는 이주민 선교를 “대화(Dialogue) – 변증(Apologetic) – 성령 의존(Elentics)”의 단계로 설명하며, 이주민을 ‘역선교사’로 세우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저녁 시간에는 색소포니스트 박광식 선교사의 ‘웰컴 콘서트’가 진행됐다. 비거주 선교사로 활동해 온 그는 아프리카와 우크라이나 사역 경험을 소개하며 이주민 사역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존재”라는 표현으로 현장 사역자들을 위로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사례 발표 세션에서는 이주민을 선교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넘어 선교의 주체로 세우는 모델이 다수 소개됐다. 정철원 목사(아가페국제교회)는 온라인 신학 교육을 통해 현지 리더를 양성하는 모델을 설명하며, “사역자는 복지 제공자가 아니라 신학적 멘토이자 훈련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양규 목사(서울네이션즈교회)는 외국인 신학생을 교수로 양성해 본국으로 파송하는 동반자 선교(Mission with) 모델을 소개했다. 이미희 선교사(타이포천 안디옥교회)는 태국 이주민을 장기적으로 양육해 현지 사역자로 파송한 사례를 공유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유학생 등 이주민 유형별 사역 사례가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권주은 목사(AM구미 코디)는 ‘한 지붕 두 가족’ 사례를 통해 이주민 여성이 임신·출산 과정에서 합동 산후조리를 경험하며 형성된 신뢰 관계가 신앙 교육으로 이어진 과정을 설명했다. 심재근 목사(AM안산 코디)는 ‘기술(Skill)이 아닌 본질(Essence)’을 강조하며, 이주 노동자가 단순 수혜자에 머물지 않고 신앙적 우선순위를 갖춘 ‘좋은 나무’로 성장하도록 돕는 사역 원리를 제시했다. 이해동 목사(AM서울 코디)는 증가하는 MZ세대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의 경쟁 문화와 물질 중심 가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학업 상담과 논문 지도를 접점으로 한 목양 모델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의 실제 고민을 다루기 위한 라운드테이블 토론도 진행됐다. 김태형 목사(AM광주 코디)가 이끈 ‘아젠다 토론’에서는 말씀, 십자가, 성령, 원맨 비전, 목자로서의 자기 성찰이라는 다섯 가지 관점을 중심으로 현장의 문제를 재정의했다. 이어 장상돈 선교사(AM대구 코디)는 디자인 씽킹 방법론을 사용하여, 이주민 정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응할 사역 프로토타입을 설계하도록 했다.

이번 포럼에는 사역자 돌봄을 위한 집단 심리 디브리핑 세션도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번아웃 자가 점검과 감정 나눔을 진행했고, 현장에서 경험한 정서적 부담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최 측은 이를 통해 사역자의 정서적 부담을 완화하고 상호 지지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방향 전환에 대한 공감이 중심이었다. 배드미트리 목사(서울생명나무교회)는 “이주민을 돕는 사역에서 제자를 세우는 사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양나겸 사모(한결교회)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주민을 돌보며 권사로 세운 사례를 소개하며 “수혜자에서 동역자로 변화하는 과정이 현장에서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황미경 선교사(장충교회)는 “선배 사역자들의 실제 사례가 향후 사역 방향을 정하는 데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금번 포럼의 총 진행을 맡은 허은열 목사(AM인천 코디)는 “사역자 모임이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디들이 먼저 제자도의 길을 실천함으로써 이주민 사역자들이 세계 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아시안미션 강정은 본부장은 “국내 이주민 사역자를 위한 멤버케어를 장기 과제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건강검진 지원, 힐링 바우처 제공, 정기 기도 편지 공유 등을 통해 현장 사역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안미션은 1981년 설립 이후 국내외 사역자 지원과 네트워크 구축을 이어왔다. 이번 포럼은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을 단순 돌봄 대상이 아닌 세계 선교의 핵심 자원으로 재정의하고, 국내 이주민 사역의 방향을 한 단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안미션의 국내 사역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AM 카카오채널을 통해 신청 및 문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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