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방송인·전 KBS 아나운서 김재원 장로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6 13:06:54
  • -
  • +
  • 인쇄
“광야같은 인생, 주와 함께 달리다”


30년 가까이 대중에게 신뢰받는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직업을 ‘하나님이 주신 소명’으로 확신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에게 주어진 직업이고 일터였기 때문에 그 순간순간을 신앙인의 자세로 열심히 해 왔습니다. 하나님이 이 직업을 제 소명으로 주셨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게 깨달은 순간은 없었습니다.
다만 지난 해 여름, 30년 6개월의 일을 마치고 직장을 떠날 때, 댓글로 서운함을 표현하신 시청자 여러분과 전화를 주신 분들을 통해 ‘아, 하나님이 이 직업을 내게 주신 이유는 여기에 있었구나.’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김재원 아나운서 하면 ‘선한 영향력’과 ‘겸손함’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치열한 방송가에서 신앙을 어떻게 지켰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방송가만 치열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 영역이든 다 치열하고, 그 안에서 신앙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아요. 저희는 프로그램 일정상 전부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워 삼삼오오 모여 1년 성경 공부를 하기도 했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은혜를 나누거나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외부에서 조정민 목사님이 아나운서 몇 명을 모아 성경 공부를 하자고 하시면 그때그때 가능한 사람들이 모임 갖기도 했습니다.

<아침마당>에서 수많은 출연자의 사연을 듣고 공감해 주십니다. 수많은 출연자 중, 신앙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본인에게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하나님의 사람’ 혹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이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는데, 없습니다. 한 사람이 저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그 시기에는 그분이, 이 시기에는 이분이 고마웠습니다. 모든 한 분 한 분, 만나는 순간이 다 소중하고 제 인생의 과외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침에 제가 있는 일터로 일부러 오셔서 저에게 삶의 교훈을 가르쳐 주시는거나 마찬가지 잖아요? 그분들의 삶 속에서 제가 배울 것들을 이야기해 주시니까 저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30년 동안 제 인생의 자양분이 되었고, 저를 키워냈습니다. 모든 출연자들의 역경을 대하는 태도에서 받은 은혜가 크고, 일상에서 크고 작은 일로 하나님을 원망할 때가 있다는 게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늘 밝은 모습이시지만, 삶의 고비나 슬럼프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인생의 ‘광야’를 지날 때 붙잡았던 말씀이나 찬양이 있다면 미주 한인 독자들에게 공유해 주세요.
모세를 생각하면 그의 인생에서 광야가 특정한 시기였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바로의 궁으로 들어갔지만, 엄마의 젖을 떼고 그 삶이 평탄했을까 생각을 해요. 공주의 아들로 자랐지만 자신의 부모 밑에서 성장하지 못한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히브리 사람으로 애굽 왕궁에서 자라다 분노로 살인을 저지르고, 미디안에서 목자로 40년을 지냅니다. 이후 하나님은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낼 인도자로 세우십니다. 그곳으로 다시 가긴 얼마나 싫었을까요. 모세는 바로만 만나면 될 줄 알았을지도 모르고, 40년의 광야가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가나안 땅을 눈으로만 보고 느보산에서 생을 마칩니다. 이 세상을 떠나는 그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해 보면 광야가 아닌 순간이 없는 거예요.

저는 다른 극심한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에 비하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13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28살에는 유학 중이던 시기에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급히 귀국했고, 이후 6년 정도 투병하시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독도 출장을 갔다가 갑자기 턱뼈가 부러져 두 달 동안 깁스를 하고 지낸 적도 있고, 12년 동안 재미있게 진행하던 ‘아침마당’을 하루아침에 하차하라는 통보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광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비슷한 일들이 숱하게 반복되다 보니 어느 한 시기만을 광야로 구분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서 어떤 기쁨을 찾아낼 수 있고, 만족을 찾아낼 수 있는지가 인생의 비결입니다.

최근 제가 장로로서 사역을 감당하는 것도 왜 안 힘들겠어요. 하지만 또 왜 안 기쁘겠어요. 힘들면서 기쁘고, 기쁘면서 힘든 이 감정을 비유할 수 있는 행위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달리기를 떠올렸어요. 달리지 않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 추위에 3시간, 4시간, 5시간 씩 달리는 게 이해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달리는 사람들은 그게 기쁘다고 하잖아요. 그렇다고 그들이 안 힘들겠어요. 힘들지만 그 기쁜 순간을 찾아내면서 그 시간을 버텨내는 거죠.
그래서 저는 삶을 주와 함께 달리듯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어려운 순간에는 로마서 8:18 말씀,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는 말씀이 제 마음을 지켜줍니다.

새롭게 CGN 하늘빛향기 사회를 맡으셨는데 소감과 바람은 무엇인지요?
저에게 주어진 일은 하나님이 시키신 일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은혜를 받는 또 다른 과외가 시작 된 것이지요. 하나님이 출연하시는 분들을 보내주시고, 저는 그분들의 삶을 전달하는 들러리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질문을 드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걸 도와드리고, 그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저는 그 은혜를 함께 받고, 그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입니다.


유튜브 ‘김재원 아나운서의 성경통독’을 최근 시작하셨는데 시작동기와 성경통독이 우리 크리스찬들에게 주는 영향력을 말씀해주세요.
청년 시절에 제가 몸담고 있던 선교단체는 교회가 없는 지역에서 농촌 선교 수련회를 하던 단체였습니다. 그때 인도하시던 전도사님이, 우리가 이렇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하려면 먼저 말씀으로 무장되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매년 여름과 겨울마다 수양관에 들어가 5박 6일 동안 성경통독 사경회를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성우들이 녹음해 놓은 음원이 없어서 사람이 직접 읽어야 했고, 너 목소리 좋으니까 한번 읽어보라고 해서 제가 읽기 시작했습니다. 5년 동안 열 번 정도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거의 90%를 소리 내어 읽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발음이 어려운 인명과 지명이 많다 보니 저에게는 발음 연습이 되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아나운서를 시켜 주신 하나님의 훈련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하나님이 이 달란트를 주셨다면 언젠가는 보답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교회에서 ‘정오의 기도회’ 때 ‘공동체 성경 읽기’ 사역을 하게 되어, 매일 정해진 분량을 녹음해 올리기 시작 했습니다. 교회에서도 그 사역의 결실을 교회에 국한하지 말고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 확산시킬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빚진 자의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되었습니다. 시작하자 유튜브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이 채널의 영상이 자동생성음원으로 판단되어 수익을 발생시킬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만들어 가셨어요. 댓글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은혜를 받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사역이 정말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귀한 사역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과 재미교포 크리스찬들에게 신앙의 격려메시지 부탁드립니다.
하나님은 성경 66권을 통해 상황에 필요한 말씀을 다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취향의 대상으로 어느 한 말씀만을 내 인생 말씀이라고 정해 놓고, 거기에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복음의 메세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1),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로마서 3:23),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6)
“영접하는 자 곧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한복음 1:12)
이 복음의 말씀은 우리가 늘 붙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말씀은 늘 존재합니다. 그래서 특정 구절만 좋아하면서 거기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주도에 갔을 때, 오름 정상에서 새소리를 듣고 천국의 소리처럼 느껴져 큰 위로를 받은 적이 있어요. 매일 이런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을 했는데, 서울에 돌아와 출근길에 보니 새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 원래 새소리가 들리고 있었구나. 내 귀가 열려 있지 않아서 못 듣고 있었구나.’ 그때 하나님의 음성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성경이라는 완전한 말씀을 주시고 계신데, ‘내가 그 음성을 못 듣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교민 여러분들도 하나님이 부르신 이유, 미국 땅으로 보내신 이유, 이 교회에 보내신 이유, 일터에 보내신 이유, 그리고 일터에서의 사람들, 매일 내 일터를 찾아오는 고객들, 현지인들을 만나게 하시는 이유를 묵상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전해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재원 아나운서 성경통독 유튜브 | www.youtube.com/@김재원성경통독
 

대담 노승빈 (세계투데이 주필, 백석대 교수)·정리 양혜주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편집간사,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책임강사) 

[저작권자ⓒ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노승빈 기자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선교

+

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