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 멋있고 특이한데 그 의미를 말씀해 주세요.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예명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 본명입니다. 제가 태어날 당시 한글 이름이 유행하던 시기여서 아버지께서 ‘빛나’라는 이름을 정하셨고, 당시 섬기던 교회의 목사님께서 ‘윤미’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어요. ‘윤(允)’은 진실로 윤, ‘미(美)’는 아름다울 미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이름은 진실로 아름답게 빛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름처럼, 제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시고, 하나님이 주시는 빛을 전하는 역할을 하길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무대에서 연주하셨지만, 길거리, 기차역, 요양원, 병원, 베이비박스 앞에서도 연주를 마다하지 않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저는 초등학생 때 삶을 포기할 생각을 할 정도로 깊은 우울감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성인이 되어 아버지가 암 투병 중이실 때, 요양원에서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네가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길 꿈꾸었는데, 이렇게 죽어가는 한 영혼을 위한 연주가 훨씬 더 값진 것 같다. 너는 나의 꿈을 이루어 주었다.” 그 순간, 제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것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 들었고,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야겠다. 사람을 살리는 연주자가 되어야겠다’라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음악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순간은 아픔과 외로움이 있는 곳에서 위로가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양원, 병원, 베이비박스 앞에서 연주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제 바이올린을 통해 한 사람의 마음을 만지시고, 살아갈 힘을 주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음악은 언어보다 더 깊이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기에, 섬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야 한다고 늘 마음먹고 있습니다.
암으로 먼저 천국에 가신 아버지를 기억하며, 암 환자들이 많이 오가는 수서역에서 연주로 위로를 전하고 싶었지만, 민원으로 중단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 아버지는 암 투병 끝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알기에, 저도 그분들에게 음악으로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암 환자들이 많이 오가는 수서역에서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살아낼 힘이, 또 누군가에게는 기도의 응답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원래 열린 문화 공간이었던 그곳에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가 있었는데, 가끔 소음 문제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들어갔고, 결국 피아노도 철거되면서 공간 자체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도 컸지만, 하나님께서 더 좋은 방법으로 이 사역을 이어가게 하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아직은 베이비박스에서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 주고 연주하며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입니다.
늦둥이 막내딸로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다가 먼저 천국에 보내드렸지만, 하나님께서 부시파일럿이자 강연가 그리고 작가인 남편을 만나게 하셨는데, 소개해 주세요.
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제 목숨보다도 소중하게 여겼던 아버지를 잃고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저에게 믿음의 동역자이자 든든한 남편을 보내주셨습니다. 제 남편은 도전가이자, 한때 파일럿으로 활동하며 현재는 강연가이자 작가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접 출판사를 설립하여 『행동력 수업』을 출간했는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024년 ‘올해의 책’ 후보에도 선정되었습니다. 그 수익은 장학 재단을 설립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실제로 ‘행동력 수업 장학회’를 통해 다양한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삶을 개척해 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더 큰 꿈을 꾸고 나눔을 실천하는 삶이 무엇인지 배우고 있습니다. 결혼 후, 남편 덕분에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시절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저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주변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도, 우리 둘이 함께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함께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어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기도 제목을 말씀해 주세요.
앞으로도 하나님이 보내시는 곳에서 연주하며,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음악 사역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저는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의 연주를 들려주고 싶고, 특히 병원과 요양원에서 치유와 회복의 연주를 끊임없이 이어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사실 음악을 해서 먹고사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 길이 험난하지만, 저는 예술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고, 그들을 서포트해 주는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재능을 발견하는 은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 은사를 잘 활용하고 싶습니다. 또한 요즘 들어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가 출산율 문제라고 느끼고 있어요. 엄마가 되고 보니, 핵가족화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며,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따뜻한 추억을 선물하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또한 SNS와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과 신앙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계속할 계획이에요. 이를 통해 한 영혼이라도 하나님께 돌아오게 된다면, 그것이 저의 가장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기도 제목은, ▲ 제 음악을 듣는 이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과 평안이 전해지길 ▲ 저와 남편이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주시길 ▲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아왔는데, 특히 손에 증상이 심해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불편한 순간이 많습니다.
아토피가 완치되어 더 이상 생활에 불편함이 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담) 노승빈 (세계투데이 주필)
[저작권자ⓒ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