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결정’으로 기억된다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5 12: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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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스타트업사용설명서(살아남고 싶은 창업자를 위한 생존 매뉴얼)
⦁저자 : 박수기
⦁출판사 : 아담북스
⦁출간일 : 2026년2월2일

 

창업을 하면 수많은 결정을 하게 된다.아침에 출근하며 내리는 결정부터, 밤늦게 혼자 남아 모니터를 바라보며 하는 결정까지.대표의 하루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결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결과만 남는다. 회사가 살아남았는지, 무너졌는지. 현장에서 수많은 스타트업을 지켜보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의 차이는 아이디어의 크기나 자금의 규모보다 훨씬 사소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라는 질문으로 되돌아가면 설명된다.

많은 창업가가 말한다.“그때는 최선이었다”고.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최선의 기준이 언제나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사람은 지쳐 있을 때, 불안할 때, 인정받고 싶을 때 다른 판단을 한다. 창업가는 늘 그런 상태에 놓여 있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의 결정은 언제나 감정과 가까운 곳에서 내려진다.
회사가 잘될 때는 문제가 잘 보이지 않는다. 매출이 오르고, 투자 이야기가 오가고, 주변에서 응원이 쏟아질 때 대표는 스스로를 점점 더 신뢰하게 된다. 그 신뢰가 지나치면 질문은 사라진다. 불편한 신호는 무시되고, 듣기 좋은 말만 남는다. 이때부터 결정은 점점 좁아진 시야 안에서 반복된다. 반대로 회사가 흔들릴 때도 문제는 생긴다. 위기 상황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봐야 하지만, 사람은 오히려 정보를 줄이려 한다. 대표 혼자 모든 결정을 떠안고, 조직은 침묵한다. 회의는 보고의 시간이 되고, 판단은 외로운 독백이 된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 지점에서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한다.

나는 오랫동안 이런 순간들을 기록해왔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자”“이번 결정만 넘기면 괜찮아질 거야”“지금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이 말들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비슷한 맥락에서 등장하는지를.『스타트업사용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 책이다.어떻게 성공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판단이 무너지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무너짐이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인식의 한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창업가를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해하려 한다. 왜 그 순간에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구조가 그런 선택을 만들었는지를 차분히 짚는다. 그래서 이 책은 읽고 나면 묘하게 마음이 가벼워진다. 실패를 정당화해서가 아니라, 실패를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감각을 주기 때문이다. 창업은 여전히 어렵고, 결정은 여전히 무겁다.하지만 최소한,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회사의 운명은 시장보다 먼저, 대표의 인식에서 방향을 정한다.

『스타트업사용설명서』는 답을 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지금 내가 내리는 이 결정은, 상황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감정을 보고 있는가.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많은 회사는 조금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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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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