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출석해도 세계관은 '세속적'… 미 복음주의자 내 성경적 세계관 보유자 급감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8 17: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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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ㅣUnsplash

 

미국 성인 중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특히 Z세대 성인 중에는 그 비율이 단 1%에 그친다는 새로운 전국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고 크리스채너티 데일리(Christianity Daily)가 전했다.

지난 1월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애리조나 기독교 대학교(Arizona Christian University) 문화연구센터가 실시하고 조지 바나(George Barna)가 주도했다. '미국 세계관 인벤토리(American Worldview Inventory)'연구 참가자들은 자신의 신념과 생활 방식이 성경적 원칙과 일치하는지 평가하는 53개의 질문에 답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보고서 연구 결과 최근 보수 논객 찰리 커크(Charlie Kirk)의 암살 사건 이후 기독교에 대한 공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교회 출석 및 성경 구매가 늘어났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이것이 측정 가능한 성경적 세계관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미국인의 4%만이 성경적 원칙 및 신념과 일치하는 종교적 믿음과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합된 제자(Integrated Disciples)' 그룹으로 분류했다. 성경적 세계관 요소와 다른 사상을 혼합해 받아들이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혼합주의(syncretism)' 특성을 보이는 '신흥 추종자(Emergent Followers)'로 분류된 그룹은 10%를 차지했다.

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집단은 '세계 시민(World Citizens)'으로 분류되었다. 이들은 성경적 가르침과 일치하는 일부 신념을 가졌을 수 있으나, 주로 다른 도덕적 또는 철학적 틀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20년 기록된 69%에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의 성경적 세계관 보유율이 낮았다. Z세대 성인 중 기준을 충족한 비율은 1%에 불과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2%,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 및 노년층은 각각 약 7%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교회 출석과 세계관 사이의 관계도 조사했다. '통합된 제자'로 분류된 복음주의 교회 출석자의 비율은 2020년 21%에서 최근 조사 11%로 급감했다. 또한, 복음주의 교회 출석자들이 성경적 세계관을 가질 가능성이 일반 교회 출석자들보다 다소 높았으나 그 차이는 제한적이었다. 크리스채너티 데일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일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유일성이나 성경의 권위 등을 확신하지 않는 교회로 규정했다.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밝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는 '명목상 기독교인(Notional Christians)'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이들을 개인적인 죄 고백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함으로써 구원을 얻는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들로 규정했다.

또한, 이번 조사 결과 정치적 성향과 세계관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정치적 보수주의자 중 12%가 성경적 세계관을 가졌으며, 중도층과 진보층은 각각 1%에 불과했다. 보수주의자 사이에서도 이 수치는 2020년 16%에서 하락했다. 성적 정체성에 따른 차이도 나타나, 성소수자(LGBT) 응답자 중 성경적 세계관 기준을 충족한 비율은 0.5%였으며, 이성애자는 5%였다.

조지 바나는 2026 미국 세계관 인벤토리 결과를 되짚으며 이 결과의 영향이 종교를 넘어선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며 "현재의 국가적 분열은 미국 영혼을 위한 영적 전쟁의 징후"라고 분석했다.

바나는 현재의 추세를 '시급한 상황'이라 진단하며, 미국의 역사적인 기독교적 문화 토대가 잠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Z세대 성인의 1%만이 성경적 세계관을 보이고 있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독교적 세계관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3일(화) 발표한 갤럽(Gallup)의 여론조사와 일치한다. 종교 뉴스 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 RNS)는 관련 자료를 전하며 “2025년 기준 자신의 삶에서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답한 미국인은 47%로, 미국 거주자의 대다수인 57%가 예배에 '거의' 또는 '전혀 참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1992년에는 42%만이 '거의' 또는 '전혀 참석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이번 조사에서는 상당한 증가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RNS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 다수의 연방 부처가 기도회나 성경 공부를 개최해 왔으며, 반기독교적 편견을 뿌리 뽑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종교의 중요성은 큰 변화가 없으며 교회 출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의 존 C. 댄포스 종교 및 정치 센터(John C. Danforth Center on Religion and Politics) 교수인 정치학자 라이언 버지(Ryan Burge)는 이 결과를 두고 "미국에서 종교적 부흥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고, 미국 종교의 궤적에서 어떤 중대한 반전이나 변화를 나타내는 징후가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RNS에 따르면, 삶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 중 변화가 거의 없던 그룹은 공화당으로, 20년 전 66%에서 지난해 6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원은 지난 20년간 60%에서 37%로 급락했다. 그러나 라이언 버지는 공화당원들이 종교가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교회 출석률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버지는 "이들은 종교라는 '아이디어'는 좋아하지만 실제로는 예전만큼 가지 않는다"며 "일종의 상징적 종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NS가 전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남성의 비율은 지난 20년간 51%에서 43%로 8% 포인트 하락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참여자 답변으로 같은 기간 66%에서 51%로 15% 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갤럽 조사 중 종교의 중요성에 관한 질문은 2025년 5월에서 12월 사이 50개 주 성인 2,019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인터뷰(오차 범위 ±3%p)를 바탕으로 했다. 예배 출석률 조사 역시 13,454명의 대규모 샘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매주 예배에 참석한다는 비율은 31%로 나타나 1992년의 44%보다 낮아졌다. 특히 젊은 층은 61%가 거의 또는 전혀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RNS는 이 결과를 두고 종교 기관에 어두운 전망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RNS에 따르면, “갤럽은 세대교체가 장기적인 쇠퇴의 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젊은 성인들은 종교를 가질 가능성도, 예배에 참석할 가능성도 낮으며, 이들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국가의 종교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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