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지도자들 “트럼프의 이민 정책, 미 기독교 지형 바꾸고 있어”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0 18: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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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이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하며, 일부 목회자들이 구금되거나 자진 출국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천 포스트(Christian Post)에 따르면, 지난주 열린 전화 기자회견에서 복음주의 및 가톨릭 지도자들은 공격적인 추방 정책이 미국 교회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논의는 미국 복음주의 교회를 대표하는 전미복음주의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 NAE)를 포함한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추방 위기에 처한 이민자 대다수가 기독교인이라는 “한 몸의 일부(One Part of the Body)”라는 공동 보고서를 발표한 지 1년 만에 이루어졌다.

해당 회견에 참여한 단체로는 난민 재정착 기관인 월드 릴리프(World Relief), 전미복음주의협회,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U.S. Conference of Catholic Bishops), 고든 콘웰 신학교(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 산하 글로벌 기독교 연구 센터 등이 포함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같은 시점에 발표된 라이프웨이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 목회자 대다수는 합법적 이민과 난민 재정착을 지지하는 반면, 추방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전미복음주의협회 회장인 월터 김(Walter Kim)은 이민 공동체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증가되고 있는 종교적 세속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스턴(Boston)에서 목회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뉴잉글랜드는 성경 읽기와 교회 출석이 낮아 미국에서 가장 세속화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1965년부터 2015년까지 보스턴의 교회 수는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두 배로 증가했다. 이 성장은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 이민자 교회 개척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민은 미국 교회 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민자 교회를 “미국 기독교의 영적 활력의 원천”이라고 평가하면서, 현재의 이민 단속 정책이 교회에 “심각하고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기독교의 모습을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추방과 이를 위한 전례 없는 수준의 자원 투입을 비판했다. 많은 이민자 교회들이 두려움 속에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거나 폐쇄되고 있으며, 출석률이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추세는 이민자 교회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인종이 모인 교회도 “이웃들이 겪는 두려움을 보며 2차적인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그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에서 사역하며 수천 개의 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를 이끄는 가브리엘 살게로(Gabriel Salguero) 목사는 무분별한 단속이 이민자 교회 재활성화나 개척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교회 폐쇄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니애폴리스 중심부에서 무료 급식소, 가족 상담, 예배와 설교를 통해 가장 취약한 이들을 섬기던 이 사람들이 이제 지난 3년간의 사역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청문회에 성실히 참석했고, 요구된 모든 절차를 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역의 결실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목회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그의 동료인 예이손 바스케스(Yeison Vasquez) 목사는 뉴어크(Newark)의 구금 시설에 수주째 수감 중이라고 전했다.
크리스천 포스트는 니카라과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망명을 신청 중이던 윌버 마렌코(Wilber Marenco) 목사의 사례도 전했다. 그가 섬기는 교회는 주도 백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미 당국이 이민자들을 감시하기 위해 채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동안 가족이 공과금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렌코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페이지를 개설했다. 모금 페이지에 따르면, 그가 플로리다 브리바드 카운티(Brevard County)에서 구금됐다가 “석방될 당시 운전면허증과 노동 허가증을 돌려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8년간 시카고 지역에서 사역하다가 단속 정책 강화로 인해 자진 출국을 선택한 알프레도 살라스(Alfredo Salas)의 사례도 전했다. 월드 릴리프에 따르면, 그가 2004년 가족 비상사태로 인해 멕시코에 다녀와야 했던 일로 인해 신분 상태가 복잡하게 되었다. 알프레도 살라스의 아내는 수십 년 전에 미국으로 귀화했으나, 지난 6월 이후 딸이 사는 미국과 남편이 있는 멕시코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월에도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협의회(Hispanic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의 사무엘 로드리게스(Samuel Rodriguez) 목사를 필두로 한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그룹이 이와 유사한 행사를 개최해, 이민 단속 조치가 교회들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니애폴리스의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 Church)의 빅터 마르티네즈(Victor Martinez) 목사는 작년 이후 교회 출석률이 80% 감소했다고 밝히며, 교회 폐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목회자로서 성도들을 걱정하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교회 폐쇄를 고려 중이다. 현재 교회 건물이 식량 백급을 위한 난민 센터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많은 교회들이 구호 사역에 집중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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