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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어린이집 다녀온 아이가 죽음, 지옥이란 단어를 말하는 게 말이 되나요? 그것도 이단 교육이었다니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을 상대로 특정 종교를 학부모 동의 없이 비밀리에 교육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원장이 다니던 교회는 주요 교단 사이에서 사이비·이단으로 규정된 곳이었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학부모 동의 없이 원아들에게 특정 종교를 교육해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경기 오산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어린이집에는 1세~5세 아이들 30여 명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녀온 뒤 ‘죽음’ ‘지옥’ 등의 단어를 말했다. 놀란 부모가 묻자 아이들은 “원장 선생님이 알려줬다”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아이는 “선생님이 엄마, 아빠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종교 교육 사실을 감추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이 어린이집에 항의했고, 원장은 매주 종교 교육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해당 어린이집의 다른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특정 종교를 교육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수사 결과, 원장과 어린이집 교사 한 명은 경기 성남시의 한 교회에 다니고 있었는데, 이 교회는 주요 교단들 사이에서 이단과 사이비 등으로 규정된 곳이었다.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종교 수업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동 학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를 촬영한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의견도 검토할 방침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해당 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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