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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사진=연합뉴스 |
"사죄를 한 적이 없는데 왜 교계가 셀프 사죄를 했다고 주장하나요?"
경기도 군포 소재 교회의 한 목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나온 추모 기도의 내용에 대해 무척 불쾌하다고 말했다. 군사 반란과 5·18 학살에 대한 반성은 한번도 없었던 이를 대표로 나선 교계 관계자가 '대신 용서'했다는 것이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해 부적절한 추모 기도를 올렸다가 거센 비판이 일자 문제의 발언을 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공개 사과하기로 했다.
NCCK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총무가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공식 사과를 표명하는 기자간담회를 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이 총무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 종교예식에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유족이 되게 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계 안에서는 노 씨가 직접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사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총무가 사실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총무가 영결식 참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 측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홍정 총무의 영결식 참석 이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에큐메니컬 2030 활동가 일동 등은 성명서를 내고 이 총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는 장로회·감리회·루터회 청년연합회와 함께 낸 공동성명에서 “노태우는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에도, ‘광주사태는 중국 문화혁명 희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었고, 회고록에서도 군사 반란과 5·18 학살에 대하여 반성하는 기미는커녕 왜곡으로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입으로 단 한 번도 잘못을 사죄하지 않았다”라며 “대승적인 통합과 화해의 차원에서 참석하였다 할지라도, 그것은 학살 당사자의 철저한 사죄와 국민적 납득이 선행되었을 때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상 기자 terry@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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