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가정식 체인 레스토랑 ‘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이 로고 수정과 성소수자 우대 정책을 담은 리브랜딩 시도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한 논란에 직면한 크래커 배럴은 결국 웹사이트의 ‘성소수자 옹호(Pride)’ 페이지를 조용히 삭제했다.”
페이트와이어(Faithwire)에 따르면, “문화와 포용(Culture & Inclusion)” 웹페이지가 “문화와 소속감(Culture & Belonging)”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해당 페이지는 “크래커 배럴의 환대는 언제나 우리의 정체성의 핵심이었다. 우리가 서로를 돌보아야 문을 들어서는 손님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다”라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테네시 주에 본사를 둔 이 체인 레스토랑의 대변인은 폭스뉴스(Fox News)에 LGBT 연대뿐 아니라 다른 정체성과 인종 관련 카테고리를 포함해 최근 사업 리소스 그룹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성명에서 “회사의 브랜드 작업과 연계해 최근 크래커 배럴 웹사이트에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고 오래된 콘텐츠를 제거하는 업데이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몇 달 전 회사는 사업 리소스 그룹도 개편했으며, 현재는 모든 후원과 행사를 기업 기부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식량 불안정 문제 해결, 지역사회의 식품 지원, 음식물 쓰레기 감소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크래커 배럴의 미니멀리스트 리브랜딩이 초당적 반발을 받기 전, 보수 활동가 크리스 루포(Chris Rufo)와 로비 스타벅(Robby Starbuck)은 이 체인이 LGBT 관련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것을 비판했다. 스타벅은 크래커 배럴의 이번 조용한 변화가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하며, 회사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1991년, 크래커 배럴 사내 정책으로 “정상적 이성애적 가치”를 보이지 않는 직원은 해고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실제로 11명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해고돼 전국적 시위를 촉발했다. 이후 남부식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은 친 LGBT 성향으로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2024년에는 내슈빌 프라이드 퍼레이드(Nashville Pride Parade)를 후원했으며, 브랜드의 상징인 흔들의자에 무지개색 디자인을 입혀 프라이드 달을 기념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은 회사가 최근 로고를 변경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강한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일어났다. 새로운 로고에서 ‘올드 타이머(Old Timer)’라 불리던 노인 캐릭터가 사라졌고, 새 식당 매장은 흰색 도배와 단순한 장식으로 리뉴얼된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회사 주가는 14% 폭락했고, 브랜드 가치는 며칠 만에 약 1억 달러(USD)를 잃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논란에 가세하자, 크래커 배럴은 방향을 바꿨다.
회사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고객 여러분의 목소리와 크래커 배럴에 대한 사랑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경청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새로운 로고는 폐기되고, ‘올드 타이머’는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크래커 배럴에서 맛있는 음식과 가족 같은 시골의 환대가 언제나, 앞으로도 영원히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