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성인 대다수는 유년 시절의 신앙을 고수하지만, 15일(월)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3분의 1 이상은 어린 시절의 신앙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이번 결과는 두 차례의 주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하나는 약 37,000명의 성인이 참여한 ‘2023-24 미국 종교 지형 연구(U.S. Religious Landscape Study)’이며, 다른 하나는 지난 5월 8,937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속 설문 조사다.
릴리전 언플러그드(Religion Un plugged)에 따르면, 이 두 조사는 미국인들이 왜 어린 시절의 신앙에 머물거나 떠나는지, 그리고 왜 많은 이들이 종교 없음을 선택하는지에 대해 상세한 분석을 제공했다.
보고서는 “미국 성인 대다수(86%)가 종교적인 환경에서 양육되었다”라고 밝히며, “데이터에 따르면 유년기 때 경험한 종교의 경험이 긍정적이었는지 혹은 부정적이었는지가 성인이 된 후에도 같은 종교에 머무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미국 성인의 56%는 자신이 자라온 종교적 정체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9%는 종교 없이 자라났으며, 현재도 종교와 무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35%는 종교적 변화를 선택했다. 이 중 10%는 다른 신앙으로 개종했고, 20%는 종교 자체를 완전히 떠났다.
유년 시절의 신앙을 지키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믿음’이 계속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릴리전 언플러그드가 밝힌 관련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64%는 해당 종교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이 성인이 되어도 같은 신앙을 유지한 ‘극히 또는 매우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61%는 종교가 자신의 영적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고 답했다. 56%는 종교가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고 답했다.
연구에 따르면, 공동체 의식(44%), 친숙함(39%), 전통(39%), 그리고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대한 가르침(32%) 등도 같은 신앙을 유지한 이유로 언급되었으나 그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설문은 유년기의 경험이 성인기 종교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강력한 힘을 강조한다. 종교적 환경에서 자라났으며 그 유년기 경험을 ‘주로 긍정적’이었다고 묘사한 미국인 중 84%는 오늘날에도 해당 종교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 중 무종교인이 된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가정 내 종교 활동의 강도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매우 종교적인 가정에서 자란 성인은 유년기 신앙을 유지할 확률이 82%로 높게 나타났으나, 가정의 종교적 실천 수준이 ‘중상’(77%), ‘중하’(62%), ‘하’(47%)로 낮아질수록 그 비율도 현저히 감소했다.
퓨 리서치 측은 이러한 동기가 종교 단체마다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앙을 유지한 개신교인들은 종교적 가르침에 대한 믿음(70%)을 특히 강조했으며, 영적 충만함과 삶의 의미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반면, 가톨릭교도들은 영적 욕구(54%), 가르침에 대한 믿음(53%), 삶의 의미(47%)를 주로 꼽았다. 유대교인들의 경우 전통(60%)과 공동체(57%)를 종교적 정체성 유지의 핵심 이유로 강조하여 대조를 이뤘다.
퓨 리서치는 무슬림과 불교도를 포함한 일부 종교 그룹은 표본 크기가 작아 분석에서 제외되었다고 덧붙였다.
유년기 종교를 떠나는 이유는 잔류 이유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신앙 안에서 자랐으나 나중에 떠난 미국인들 중 46%는 종교적 가르침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다고 답했으며, 38%는 종교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38%는 ‘점진적으로 멀어졌다’라고 답했다.
또한 약 3분의 1은 사회적·정치적 가르침에 대한 불일치(34%)나 성직자 및 지도자들과 관련된 스캔들(32%)을 이유로 꼽았다. 다른 종교로 전환한 미국인들은 다른 신앙에 소명을 느꼈거나(48%), 유년 시절의 종교가 자신의 영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45%)고 답했다.
종교를 완전히 떠나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혹은 ‘특별히 없음(Nothing in particular)’이 된 이들은 믿음의 상실(51%), 개인적 중요성 결여(44%), 또는 점진적 이탈(42%)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무종교(Nones)’는 현재 미국 성인의 29%를 차지한다. 퓨 리서치가 이 그룹에 왜 종교를 갖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대다수는 종교 없이도 도덕적일 수 있다는 점(78%)을 꼽았으며, 종교적 가르침에 대한 의구심(64%)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중 약 절반은 종교 단체를 싫어하거나(50%) 종교 지도자를 불신한다(49%)고 답했다. 일부 무종교인은 종교가 해롭다(6%)고 주장하거나, 영성에는 열려 있으나 알려진 종교에 소속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6%)고 답했다.
한편, 종교 없이 자랐으나 나중에 종교를 갖게 된 미국 성인은 전체의 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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