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범죄로 생명 빼앗으면 안 돼”…7대 종단 지도자, '사형제 폐지' 공동 의견서 첫 제출

유제린 기자 유제린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5 1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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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의 평등한 존엄을 선언하며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헌재의 위헌 결정을 간절히 기다린다"

 

7대 종단 지도자들이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 의견서를 제출했다. 7대 종단의 대표가 모여 헌법재판소에 사형폐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와 사형제폐지범종교인연합은 14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대 종단 대표의 공동의견서를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을 비롯한 7대 종단 지도자들은 14일 발표한 의견서에서 “범죄를 저질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이들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으니 죽어 마땅하다며 참혹한 형벌로 똑같이 생명을 빼앗는 방식을 국가가 선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형제가 위헌 심판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종단 지도자들은 "국가는 범죄 발생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모순점을 해결해 범죄 발생 자체를 줄여나가는 예방 정책을 펼치고,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넓혀 나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형 제도의 폐지와 사형 집행의 영구적 중단은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우리나라의 사형 관련 법과 제도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15대 국회를 시작으로 21대 국회까지 총 아홉 건의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단 한 번도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사형 제도에 대한 세 번째 헌법소원이 청구된 지 3년 6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변론 기일을 열고 결정을 준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7대 종단 대표들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의 평등한 존엄을 선언하며 사형제 폐지를 위한 위헌 결정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촉구했다.

 

한국에서는 1997년 이후로 25년 가까이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중단된 국가는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7개 종단 대표는 완전한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인권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헌재에서 정부와 국회가 국민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법과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공동 의견서에 이름을 올린 7대 종단 지도자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성균관 손진우 관장,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인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천도교 박상종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이다.

 

세계투데이=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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