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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봉준호 감독이 자신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하나하나 발표될 때마다 짜릿한 순간이었다"며 "처음 영화를 만들 때는 이런 순간까지 닥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흥분되고 기뻤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인기 이유에 대해선 "살면서 주변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를 많이 본다"며 "일상적, 체험적으로 알 수 있는 영역이라 친근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 부자와 가난한 자를 다룬 영화와 TV 시리즈는 많았다"며 "스토리나 표현 방식이 새로워서인 것 같다. 스토리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품에 안은 봉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며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수상 소감과 관련해서는 "그 경계가 이미 다 깨져있었는데 내가 뒤늦게 이야기한 것 같다"며 "아시아 영화, 한국영화가 이렇게 많이 후보에 오르고 박스오피스에서 관객들 사랑을 받는 상태에서 내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강조한 게 아닌가 싶다"며 겸손해했다.
'기생충'이 언어장벽을 낮췄다고 언급한 말에는 "장벽을 없애는 데 공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회 전체가 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느낌이라 '기생충'이 그런 흐름의 혜택을 본 것 같다"며 "시네마라는 언어 속에서 그런 장벽이 천천히 극복될 것이라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선 "'인셉션' 같다. 곧 깨어나 이 모든 게 꿈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며 "아직 '기생충' 촬영현장에 있고 모든 장비는 고장 난 상태다. 밥차에 불이 난 걸 보고 울부짖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게 좋고 행복하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또 봉 감독은 '기생충'의 TV시리즈 제작 확정 소감도 말했다. '기생충'은 미국 케이블 채널 HBO에서의 드라마 제작이 결정됐다. '빅 쇼트' '바이스'의 애덤 매케이 감독이 제작에 참여할 계획이다. 봉 감독은 "애덤 매케이의 '빅 쇼트'를 좋아한다. 그의 유머와 현재 미국 정치에 대해 전달하는 날카로운 풍자를 사랑한다"며 "'기생충' 각본을 쓰며 2시간 상영시간 동안 전달 못한 것들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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